posted by 로단테/카를류안 2014. 3. 29. 03:20

오늘은 트위터에서 치도님과 풀고 놀았던 이레삼촌조카노바 썰.



 

 

 

 

 

 

*** 

 

 

노 바가 자신의 능력을 대가로 그를 섬 밖으로 내보내고 난 이후, 소중한 조카를 남겨두고 홀로 섬을 떠나오게 되었다는 것에 이레는 큰 충격을 받아 쓰러지고 만다. 정양을 해도 모자란 판에 심한 충격까지 받은 이레는 몇 번이나 수색대와 구조대를 보내지만 섬을 찾을 수 없다는 보고에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다.  

 

병의 진행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그나마 의식을 차리고 케빈의 보고를 받던 것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은 섬을 떠나온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저 누워서 몸의 고통에, 마음의 고통에 허덕이고, 피를 토한다.  

쓸 수 있는 약도 없는 병에 하루 하루 시들어가고, 보다 못한 케빈이 마약을 투여하기 시작하면서 통증에 몸부림치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약에 취해 정신을 차리는 일은 더욱 드물어졌다. 며칠씩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눈을 멍하니 뜨고 노바와 헤어지던 때의 환영을 보는듯 헛소리를 하거나 허공을 향해 헛손질을 했다. 가끔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늘어져 숨을 쉬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피를 토할때면 그 핏물에 숨통이 막히곤 했기 때문에 시중인들을 몇 교대로 돌려가며 이레의 곁을 지켜야 했다.  

그나마 사람 형상을 하고 있던 마른 몸은 점점 더 앙상하게 말라 뼈와 가죽만이 남았다. 허공에 헛손질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앙상해진 몸으로 그는 그저 가끔, 마치 숨을 내쉬듯 조카의 이름을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조 만간 노바에게 사업을 물려줄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의 전체적인 운영체제는 모두 다듬고 정리되어 케빈 혼자서도 충분히 꾸려갈 수 있었지만 주인의 부재는 큰일이었다. 노바 외의 다른 인물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대로 노바를 찾지 못한다면 이레의 사후 일년 안에 그의 작위는 반납되고 재산은 왕실로 흡수되도록 되어있었다.  

 

다만 살롱 하나만은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 케빈의 앞으로 가도록 꾸며져 있었는데, 혹시나 일년이 지나고 난 다음 노바를 찾게된다면 그것만이라도 조카에게 상속하기 위한 조치였다. 케빈은 온전히 이레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의 재산에 눈독을 들일 일이 없어 그런 결정을 내려둘 수 있었다.  

또한 이레 자신이 죽고, 노바라는 고삐라도 없으면 그대로 주인의 뒤를 따라 죽어버릴지도 모를 충신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주인인 이레가 맡겨둔 살롱을 두고 함부로 목숨을 버릴 수 없고, 노바가 돌아온다면 노바를 두고 또 죽을 수 없기 때문에라도 그의 충신은 살아갈 테니까.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이제 정말로 이레에게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의 삶을 지탱하던 모든 것이었던 조카, 노바의 실종 이후 이레는 지닌 병보다 깊은 절망에 더욱 고통스러워했다.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그의 절망은 깊어지기만 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도 불안해하던 어린 조카가 그 섬에 홀로 남겨져 어떻게 버티고 있을지, 혹여 위험한 맹수가 그를 위협하진 않았을지, 그때 보았던 섬의 주인이라는 그 남자가 자신의 아이에게 어떻게 대할지, 그리고 ㅡ살아는 있을지. 내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찾을 길이 없는 그 섬,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그 섬의 부재에..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당장 죽어서 혼만이라도 자유로워져 노바를 찾으러 가고 싶었다. 망가져가는 몸뚱이따위, 고통따위는 그저 그를 갈 수 없게 붙잡고 있는 무거운 족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고 느꼈던 어느날이었다. 

 

 

 

<<<<<<<<<<<<

 

한편 노바는 그렇게 섬에서 남아 니콜라스의 저택에 들어가게 되는데-

 

>>>>>>>>>>>>> 

 

같 이 저택에서 지내다가 어찌저찌 얼마 안 가 섬밖에 보내지는 사람들과 함께 나오게 된다던가.... 여차저차 이차그차해서 삼촌네 저택에 도착, 삼촌은 건강하실까, 그렇게 갑자기 혼자 돌아가게 되서 놀라셨겠지 하고 걱정하며 들어서는데 집안 분위기가

스 산한 안개가 깔린 무덤가와같이 우중충하고 어두침침한게 불안감을 조성, 노바를 보고 깜작놀란 시중인들이 호들갑 떨면서 도련님 돌아오셨다고 난리피우고 위층에서 케빈이 시끄럽다고 나왔다가 깜작놀라면서 도련님!!! 을 외치고는 노바가 뭐라고 물을 틈도 없이

냅 다 잡아끌고 2층에 위치한 이레의 침실로 애를 끌고가는데.. 끌고가면서 불안한 노바가 케빈, 무슨 일이야, 삼촌한테 무슨 일 있어? 하고 물으니까 잠깐 말을 삼킨 케빈이 놀라지 마시고, 절대로 편안하게 해드려야하니까 감정 잘 다스리시라고 경고하고

방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가는데 해가 잘 들지 않는 침대위에 이레가 누워서... 삼촌...? 하고 부르며 다가가지만 반응은 없고, 불안감에 떨며 한달음에 침대에 도착하니 보이는건 그사이에 가뜩이나 마른 몸이 완전 뼈만 남아서는 새파랗게 질려있는 안색

숨 을 쉬는 건지 안 쉬는 건지, 시트며 셔츠며 베개며 마르지 않은 핏자국에 축축하게 젖어있고.... 놀란 노바가 그자리에 굳어서 덜덜 떨고있는데 케빈이 조심스럽게 이레 입가를 닦아주면서 주인님, 도련님 오셨다고, 무사히 돌아오셨으니까 눈 좀 떠보시라며 

 

>>>>>>

 

 

<<<<<<<<<<<<<<<<<<<<<<<<<<<<<

 

치도님//

--------------
파리해진 삼촌 안고 울먹울먹 사랑한다고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가지 말아달라고 뭐 이렇게 속사포처럼 말 내뱉는데 힘없이 미소지으면서 고개 끄덕이면서 오른손등 위에 손 얹는다던가...이런 신파극같은 거 떠올리구요
--------------
(mm 좋아요........흐흡 ... 힘 없어서 토닥토닥... 손을 움직이는건지 그저 경련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미약한 손길이지만 그래도 우리 노바, 울지마- 라고 말하는 것처럼 은 이 무슨 신파야 으어어엉
--------------
삼촌 뺨에 뽀뽀하고 울먹이다가 가시는 길에 맘 안좋게 우는 모습 보일 순 없어서 억지로 웃으면서 목덜미에 부비부비한다거나!그리고 삼촌 몸에서 힘이 빠지는 걸 느낍니다 전 신파극 취항이었나 봅니다 정체성을 깨달았어요...
--------------
저는 원래 이런 장면 좋아해요 웰컴투 신파의 세계<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온 듯한 착각이라던가 삼촌....? 하고 불러보지만 돌아오지 않는 대답, 그리고 차마 볼 수 없어 그저 끌어안고 눈물만..
--------------
그리고 아까 말했던 꿈 속에서의 삼촌과의 시간ㅇ<-<...펑펑 울고 나서도 삼촌이 내가 걱정되서 들렀나봐, 하고 조금씩 맘을 다잡지 않을까요. 로단테님이 신파로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니 기쁘게 뛰어들어야겠구욬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쑤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배우고 하면서 지내는데 구석구석에서 보이는 삼촌의 손길이라던가 조카를 위해 준비해둔 여러가지 안배라던가 이런걸 보면 볼 때마다 울컥하다가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서는
내가 우리 삼촌한테 이런 사랑을 받았구나, 아직도 받고 있구나 하고 삼촌 생각에 눈물보다는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
맘이 좀 진정되면 삼촌 지인들에게 삼촌은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어보고 자서전 같은거 준비했을지도요. 여튼 결론은 해피엔딩!!!!!삼촌의 곁을 지킬 시간이 더 많았다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지만 이게 어디예요.
노바가 사업은 제 스타일로 하더라도 후계자한테만큼은 삼촌처럼 사랑과 관심을 마구마구 퍼주는 식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좀 욕쟁이 할머니같달까 츤데레st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레의 츤데레 버전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 어우.. 노바쨘...S2 삼촌이 위에서 지켜보면 엄청 흐뭇할 것 같네요ㅋㅋㅋㅋㅋ
--------------
흐...흥!!!별로 널 믿어서 사업 방법 알려주는 거 아니니까!...꼴에.../짜식 사후세곜ㅋㅋㅋㅋㅋ드럽게 오래 살아서 무지개 다리 건넌 노바가 이제 삼촌보다 나이 더 많아여 헤헤헤헿하고 나댔다가 딱밤맞는게 보고 싶네요
--------------

 

 

 

 

 

===============

 

마이 스위티, 이젠 너무나 낯설어져버린 그리운 그 단어를 꿈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목소리가 불러온다. 차마 뒤돌아볼 수가 없었다. 아니 아마 돌아봤더라도 볼 수는 없으리라, 흐려져버린 시야와 젖어가는 뺨 때문에.

누군가 다가와 앞에 서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손- 이, 뻗어져 내 뺨에 닿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젖은 눈가를 닦아내는 것에 시야가, 트여서, 그래서, ㅡ그러나 그런 수고가 무색하게 다시 흐르는 것들에..조금,웃는다.

어서와. 저 왔어요. 행복했니? 즐거웠어요. 지켜보지 않아도, 괜찮아? 저를 믿어주셨던 만큼, 저도 믿고 있으니까요. 이젠.... ...삼촌이랑 같이 갈래요.

부드럽게 잡아오는 손길은 그리운 것이었다. 여전히 나를 작은 동물 다루듯 닿아오는 그 손에 히죽 벌어지는 입을 조절할 수가 없었다. 천천히 걷는 그의 걸음에 맞춰서 나란히 걸으며, 괜히 예전엔 해보지 못했던 농을 건넨다.

삼촌, 나 이제 삼촌보다 나이 더 많은거 알아요? 봐요, 키도 옛날엔 작았었는데, 지금은 삼촌이 조금 더 작은 것 같아. 그에 요놈, 하고 웃으며 머리를 헝클이는 삼촌은 내가 본 적 없던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답잖은 농담을 건네고, 삼촌이 웃고,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흐린 길을 나란히 걸으며- 삼촌, 우리 이제 어디로 가는 거예요? 글쎄, 그저 그리운 이를 기다렸다 이 길의 끝으로 가면 된다고 느꼈을 뿐이야.

우 리,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 거 맞죠? 드디어 만났는데... 또, 헤어지게 될까봐 목소리가 떨렸다. 살아온 세월이 무색하게 겁쟁이 어린애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아니, 실제로 나는 작아져 있었다. 먼 옛날 신비한 섬에 떨어졌을 때의 아직은 소년이던 시절의 나로. 그런 내 손을 힘주어 잡으며 삼촌은 미소지었다. 적어도 이 길의 끝까지는 함께 하겠지. 다 큰줄 알았더니 아직 덜 컸구나. 웃으며 이마에 입맞춰주는 삼촌에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불안하니? 불안해요. 사실은 나도 무섭단다, 그래도 이 길을 너와 함께 걷고 있으니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어. 어느새 내 키는 그의 허리에 못 미치도록 작아져있었다.

작아진 나를 번쩍 들어올리는 것에 그 품에 머리를 묻었다. 목덜미에 뺨을 부비니 머리카락이 그를 간질인듯, 조금 움츠리며 웃는 소리가 들린다. 작아진 손으로 길어진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좀 더 품안에 깊숙히 기댔다.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마중나와주어서, 고마워요. 그래.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낀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가벼운 허밍이 들린다. 그래, 이거면 돼. 이걸로- 충분해. 불안감이 사라졌다. -다음번에는,

나를 안아주는 이 품을 또 떠나올지라도 다음번에는, 내가, 먼저 찾아가면 되니까.
 

 

=======================

 

 

 

 

노바 후계자 시점에서-그는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흐뭇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뭐 이런 글귀라도 말미에 넣어야 할 것 같네요 크흡...우리 그저 썰만 풀고 있었는데 왠지 인생이 느껴져요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춐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마치 그리운 이를 드디어 만났다는 듯, 그의 주름진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내려앉고 있었다. 그래서 느꼈다, 항상 그리워하던 누군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posted by 로단테/카를류안 2014. 3. 29. 03:20



애쉬.’

 

귓가에 내려앉는 목소리가 간지럽다. 아주 부드럽지만,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 묘하게 가라앉은 그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귓가를 긁어온다.

 

천천히 뒤에서 안아오는 가느다란 팔을 내칠까 잠시 고민하지만, 자신은 지금 그런 고민이 무색할 만큼 크게 지쳐있었다. 마음이, 지쳤다.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어. 완전히 벼랑 끝에 내몰려있다.

평소와 다르게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손이 느리게 옷 안쪽을 파고들어온다. 그것은 그의 체온이 낮은 까닭일까, 아니면 내가 뜨거운 까닭일까. 열이 오르는 건가? 지친 마음의 과부하가 몸에 영향을 끼치는 걸까, 아니면 닿아오는 체온의 주인이 긴장하여 푸르게 질린 걸까. 마치 소설에나 나올 법한 고민을 속으로 늘어놓다가 이내 그것도 놓아버렸다. 우습지, 이런 서술이 무에 도움이 된다고 나는 되도 않는 속을 늘어놓고 있을까.  

 

제제를 하지 않으니 어루만지는 손은 점점 더 대담해진다. 부드럽게 피부를 훑는 손길은 별다른 성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았지만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그저 어린아이가 좋아하는 담요를 쓰다듬는 듯한 손길일 뿐인데, 어째서. -그런 손길에도 애써 흥분해버릴 만큼 나는 지금, 위로가 필요한 건가.

 

, ,  

 

어깨와 목덜미에 내려앉는 입술이 부드럽다. 굳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엷은 꽃잎 색을 띄고 있으리란 것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촉촉하고 말캉말캉하다. 마치 개나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듯 등 뒤에 고개를 묻고 천천히 부비는 것을 느끼며 멍하니- 이 접촉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을 느낀다. 한 번, 두 번 닿아올 때마다 내 온도에 물들어 미지근해지는 서늘한 피부가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좀 더.’

 

……-?’

 

…….’

 

조금 당황한 듯 되묻는 목소리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내 배와 가슴만을 천천히 쓰다듬고 있던 가는 손가락을 잡아서 좀 더 아래로, 당겨 내렸을 뿐. 놀란 듯 굳어 움직이지 않던 손의 주인이 이내, 느리게 버클을 잡아당긴다. 한 손 만으로 섬세하게 버튼을 풀어내고 지퍼를 잡아 지익-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좀 더 뒤로 편안히 몸을 기댔다. 지금 이 순간 내 몸을 만지는 것이 그라서 다행이라고 문득 생각한다. 이렇게 성적인 접촉은 처음이지만 그와의 스킨십은 질척하게 끈적이는 것 없이 담백하기 그지없었으니까. 그가 원하는 것은 단지 닿아있는 것 뿐, 그 외에는 내 기분을 살펴 좀 더 붙어있던가, 아니면 바로 떨어지던가, 모든 것이 내게 맞춰져 있다.  

 

너는 단지 나라는 존재 하나만으로 충분한걸까.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 어떻게? ? -지금의 나는 특히나 더 그런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나를 이토록 괴롭게 몰아가는 이 감정도 사랑이라는데, 이렇게 질척하고 끈적거리는 덩어리를 품고도 어떻게 이렇게 가볍고 부드럽게 어루만질 수 있는 걸까. 내 양손은 온통 끈적이는 검은 덩어리 투성이라 차마 아무도 아닌 타인조차도 만질 엄두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너는.

 

…….’

 

서늘한 체온이 장골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듯 부드럽게 내려가 감춰져있어 다른 곳보다 체온이 높은 곳에 닿았다. 그 서늘한 감각에 조금 놀라 목덜미를 움츠리니 미안하다는 듯 부드럽게 입술을 콕콕 내려찍는다. 가볍게 훑어 쥐고, 그 끝을 손끝으로 가볍게 비비고, 쉽게 부서지는 것을 만지듯 조심스럽고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굉장히 조심스럽고도 가벼운 접촉임에도 내 몸은 차근차근 착실하게 흥분의 단계를 밟아갔다. 조금이지만 호흡이 간지러워졌고, 귀 끝으로 피가 몰리는 것이 느껴진다. 슬쩍 벌리고 있던 다리가 자꾸 움찔대며 닫히려고 하자 배 위에서 머물고 있던 한 쪽 손이 허벅지 위로 올라와 그러지 말라는 듯, 조금 강하게 잡아 누른다. 한 손 뿐이었고 악력이 세다고는 해도 날 고려해서 정말로 아프게 그러쥔 것은 아니었지만 순순히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게 힘을 줬다. 마치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손길일 뿐인데도 애써 고정하지 않으면 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애쉬.’

 

…….’

 

귓가에 대고 나직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신음을 내뱉고는  


 

 

=========================================



 

………!!!!!!”

 

……?”

 

, , ………후우, 후욱, 지 진정하자, ……정은 무슨 단테!! , , , , 이게, 이게 뭐야!”

 

……?”

 

너 지금 이게 뭔지는 알고 읽고 있었던 거야?!”

 

…….”

 

이거, 누가 너한테 줬어. 설마 네가 뽑은 건 아닐 테고. 누구야.”

 

…….”

 

여기서 묵비권 행사하지 말고!! 누구야, 아니지 누구긴 누구겠어, 댄이지?! 그렇지?!”

 

…….”

 

아악! 진짜 그놈은 대체 이런 걸 어디서 뽑아오는 거야! , 내가 기가 막혀서, 아니 대체 왜 너랑 나를 엮어서 커플을 만들어 놓는 거냐고! 이 여자들이 진짜!”

 

……남자 팬도.”

 

, ?! 남자 팬이 너랑 나랑 엮어서 커플놀이하는 클럽에 가입해있다고?? , 이 인간들이 미쳤나……!”

 

…….”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져서 손에 쥔 종이를 찢어버릴 듯 구겨 쥐며 펄펄 뛰는 애쉬의 앞에서, 단테는 사실 그 소설 남자 팬이 쓴 거라고 했는데- 란 말을 속으로 삼켰다.  

 

애쉬와의 관계가 그럭저럭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게 된지도 어느새 몇 년. 이제 슬슬 이런 것에도 익숙해질 때가 되지 않은 걸까? 자신들을 상대로 이런 소설을 써내려간다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고, 또 나름 흥미진진하고…… 난 꽤 괜찮은 것 같은데. 그러나 이 생각도, 그는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멀뚱멀뚱, 뭔가 중얼대며 펄펄 뛰는 애쉬를 물끄러미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애쉬는 그들 사이를 Just friend, 그냥 친구사이일 뿐이라고 몇 번이나 못 박아 이야기 했지만 사실 단테로써는 그냥 친구 사이이든, 아니면 다른 특별한 사이이든 별로 상관이 없다- 사실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였다. 그는 그저 애쉬 밀러라는 사람이 자신의 곁에 머물러주는 것만으로도 다른 모든 부족한 부분들이 충족되는 것만 같은 충만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그러나 애쉬는 다른 듯, 언제나 친구 이상의 감정이 가미된 무언가를 발견만 했다 하면- 저런 식으로 예민하게 굴곤 했다. 가볍게 우스갯소리로 사귀는 거 아니냐는, 연인이 아니냐는 말도 듣다보면 그게 진짜가 돼버리니까. 이리저리 휩쓸려 손 쓸 틈도 없이 자신과 강제로 엮여버리는 상황이 생길 것이, 싫은 거다, 그는.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진짜로 그가 자신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고 사랑에 빠진다 하더라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겠지. 강제로 고정되는 것이 싫다고 말하면서 이미 단단히 굳어버린 이 관계는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이 조금…… 미묘하다. 그다지 연인으로 엮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저- 그렇게 된다면 자신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 같은 것은 조금 있었으니까. 그래도 친구라는 관계는 고정되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테니까,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저것도 결국 찢어버리는 건가? 야한 부분도 조금 있지만 대체적으로 저 글은 굉장히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자신과 애쉬 두 사람의 성격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꽤나 잘 써내려간 훌륭한 작품이었다. 스스로 읽으면서도 아- 이럴 때 이런 상황에서 애쉬라면 그렇게 할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졌었으니까. 저걸 출력해서 책처럼 엮어 가져다준 작은 형이 하는 말로는, 자신과 애쉬 커플을 추종하는 팬들 틈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손에 꼽히는 명작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게다가 이건 말도 안 돼, 왜 내가 아래야? , 내가 너한테 ㄷ……… , ㅆ…… 후우, 후우, 아우…….”

 

씨근덕거리다가 머리카락을 마구 비비는 애쉬의 중얼거림처럼 저 소설은 대부분의 소설에서 내가 아래쪽인 것에 반해, 애쉬 쪽이 아래쪽인…… 흔치 않은 소설이라고 했지.

내 손에 소설을 꼭 쥐어주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작은 형이 가르쳐 줬었다.

 

내 앞에서 정신 사납게 왔다 갔다 하던 애쉬가 결국 구겨진 책을 쥐고 방을 뛰쳐나간다. , 아직 덜 읽었는데…… 조금 아쉬워서 시무룩했지만 그래도 곧 기운을 차렸다. 아마 애쉬와 한바탕 실컷 놀고 나서 작은 형이 다시 한 부 뽑아다 줄테니까. 소설 속에서 자신은 어떤 식으로 애쉬를 만지고 흥분하게 만들까? 그리고 그 뒤에 둘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변해갈까? 그 작가의 시선 속에서 우리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얼른 다음 내용을 읽고 싶은데- 작은 형한테 찾아가볼까, 둘의 싸움이 심해지면 말리기도 할 겸.  

 

툭툭 앉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걸음을 옮기는 단테의 얼굴에는 평소보다 더 즐거운 듯한 미소가 방긋 걸려 있었다.



 

 

 

 

 


posted by 로단테/카를류안 2014. 3. 29. 03:20

ISLAND -치도님 

 


 

 

 

문 명과 멀찍이 떨어진 섬에도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와 잠든 이들을 깨운다. 노바는 눈가를 찌르는 햇살에 끄응, 신음소리를 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잠이 덜 깬 하늘은 창백하지만 빛이 곳곳에 찾아와 숲을 일으킨다. 노바는 눈을 느리게 끔벅이다 고개를 조금 들어 촉촉이 젖은 정경을 바라보았다. 너무 맑아 시린 기분이 드는 공기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잎사귀들. 노바는 약만 제대로 챙길 수 있었다면 그나마 휴양 온 기분이 들었을 거라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누워 병약한 자기 삼촌을 바라보았다.

 

자 기만치 큰 소년을 아기처럼 꼭 끌어안고 잠든 백작의 얼굴은 파리했다. 고요히 감긴 눈매는 번뜩이는 눈빛을 품고 있었지만 세월의 주름이 엷게 새겨져 성년이 안 된 조카와 대비되었다. 조카를 끌어안은 가는 몸은 안기는커녕 도리어 그 자신이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가늘었다. 노바는 문득 이렇게나 그에게 매달리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지금은 자신이 환자를 챙겨야 할 상황이 아닌가. 얼음 침대에 누워있는 몸은 차갑지만 눈가는 뜨거워진다. 노바는 서리처럼 흰 한숨을 쉬고는 잠든 삼촌에게 머리를 기댔다.

 

어 릴 적부터 자신을 유난히 예뻐했다던 삼촌. 그러나 그 애정이 무색하도록 시간에 그를 희미하게 지우는 건 빨랐고 비어 있던 시간의 벽은 두꺼웠다. 노바는 행동에서 노련미가 뚝뚝 떨어지는 이레 백작과 자신을 한없이 귀여워해주던 삼촌을 갑자기 이어 붙이기가 힘들었다. 그저 서먹하게 인사를 나누었을 뿐이었고, 대답에도 숨기지 못한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비행선의 불시착. 그리고 쿠키 하나 사먹을 수 없는 야생에 떨어졌다. 이유 없이 일어난 오른팔의 불꽃은 덤이었다. 노바는 처음 능력을 얻었을 때를 떠올렸다. 갑자기 생긴 능력에 당황하던 자신의 불붙은 손을 쥐어주며 말해주었었다. 괜찮아, 뜨겁지 않아.

노 바는 희게 질린 그의 손마디를 매만졌다. 푸른 불길이 손가락을 태울 것처럼 일렁였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의 능력으로 온도를 내린 탓이다. 마치 불에 괴로워하는 조카를 돌보려는 것처럼 백작은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얻었고, 태어났을 때부터 해온 것처럼 능력을 자연스럽게 다루었다.

 

그 러나 그렇게 아끼는 것 치고는 누구나 남남이라 생각할 정도로 닮지 않았다. 얼음 위에서 금빛과 은빛으로 부서지는 머리칼과 차분한 눈매, 질투의 괴물처럼 선명한 녹색 눈동자는 어떤가. 무튼 빈말로라도 노바의 부숭부숭한 짧은 머리와 샐쭉하니 치켜 올라간 눈꼬리와 닮았다고 하기는 힘들다.

 

성 정 역시 그러하다. 뾰족하지만 서툴게 깎인 연필 끝을 연상시키는, 성질 급하고 예민하지만 아무에게나 정을 묻히는 어린 귀족 노바. 예의바르고 친절한 신사의 가죽을 둘렀지만 밤바다처럼 검고 차가운 성정의 이레 백작. 소년의 설익음과 중년의 원숙함이라고 단정 짓기엔 기질적으로 다르다.

 

그 러나 노바는 자기 삼촌을 친아버지보다 더 가깝게 느끼고 있었다. 비단 이 섬에 떨어져서 그밖에 의지할 곳이 없어선 아니었다. 친아버지가 자신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아서여도 아니었다. 백작이 몸을 뒤척이자 노바는 손을 떼고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 자신도 유모나 다른 오래된 하인들에게서 들은 얘기지만, 그의 아버지도 처음부터 노바를 멀리했던 건 아니었다. 그 역시 첫 자식이 예쁘고 귀여웠다. 자신을 이어받은 구석이 별로 없는 외모지만 잉크처럼 검은 머리칼도, 선명한 스펙트럼의 파란 눈도 우리 색시 같다며 안고 살던 게 노바의 아버지였다. 언제 자라서 자기 작위를 물려받을까, 언제 그때가 올까 노래처럼 말하고 다녔다.

 

하 지만 처남 이레 백작이 아이를 예뻐하던 게 불씨가 되었다. 원래 누이의 결혼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터라 왕래가 없었던 그가 노바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때문에 처남이 껄끄러웠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의심하지는 않았다. 물론 내 자식이니 예뻐 보이겠지, 멋지게 키워서 건방진 네 놈 코를 눌러주마. 이런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갈수록 조카를 제 자식처럼 여기는 모양새가 영 아니꼽게 느껴졌다. 게다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려는 것처럼 아내만을 닮은 아들. 그의 아버지는 압박감을 느꼈고, 노바가 슬슬 말귀를 알아먹을 즈음에는 정말 내 아이가 맞냐고 아내와 싸운 적도 몇 번 있었다. 첩을 들일 생각까지 했었다.

 

의 미 없는 논쟁은 노바의 동생들이 태어나면서 일단락되었다. 남녀 쌍둥이였다. 한명은 아버지의 작위를 잇고, 한명은 가문의 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다. 어머니는 자비로운 신께서 우릴 돌보시는구나, 라며 둘을 끌어안았다. 노바는 자비로운 신께서 왜 아버지의 미움을 주셨는지 몰랐지만, 대신 삼촌을 주셨나보다 하고 혼자 납득했다. 그걸 아는지 이레 백작은 노바의 동생들에겐 꽤 엄격했다.

 

그 래도 노바는 동생들을 제법 예뻐했다. 작은 것들이 꼬물대는 걸 보고 있노라면 삼촌이 말했던 애틋하고 사랑스러워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하나로도 예뻐 죽겠는데 둘이나 주다니! 역시 신은 착한 어른이었다. 아장아장 걸어와 안길 때는 애 닳겠다며 유모가 뺏어들 정도로 뽀뽀해 주었었다. 무엇보다 잠시나마 아버지의 자식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반대로 아버지가 노바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동생들과 놀아주는 걸 발견하면 공부해야 된다며 떼어놓기 바빴고, 으레 나이가 몇인데 애들이랑 노냐는 잔소리가 따라왔다. 결국 그 아이들과도 점점 멀어졌다.

 

노 바는 자기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기가 싫었다. 그럴 때면 아버지는 왜 남의 집에 와 있냐는 눈초리로 쏘아보다가, 한때 제 아들이 아니라 의심한 데다 화풀이까지 했음이 미안해 조금 눈알을 굴리다가, 제 아들을 뺏어간 이레 백작이 있는 쪽을 바라보는지 눈빛이 먼지처럼 뿌옇게 가라앉았다. 노바가 어릴 적 기억이 희미한 건 언젠가 떠날 곳임을 알아서였을까. 그는 결국 아버지에게서 등을 돌리고 니게르의 후계자가 되기로 결정했다.

 

그 렇게 되니 더욱 집 안의 공기가 숨 막히게 불편했다. 그 안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조용한 응원과 삼촌으로부터 받는 가르침이었다. 물론 그 가르침들이 결코 쉬운 건 아니었지만 으레 그렇듯 뒤에서 받쳐주는 손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아버지와의 불화 따위, 둘 다 성격이 어려워서 안 맞는 거겠거니 하면 그만이었다. 가르침을 받으면서 접한 이야기들은 호러소설보다 끔찍한 것들도 있었기에 자신 정도면 양반이다 싶었다. 항상 삼촌이 뒤에서, 또는 옆에서 자신을 이끌어 주었다.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었다. 정말 내가 이 모든 걸 받아도 되는 걸까, 의심하리만치 큰 사랑.

 

-그런 삼촌을 남처럼 여겼다.

 

노 바는 옷깃을 부여잡고 품속으로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휴양지로 떠나기 전 어색해하며 손을 내미는 자신에게 눈을 부드러이 휘며 웃어주었다. 어렸을 적,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 늘 그랬던 것처럼. 비행선 내에서 대화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웃음이 그렇게 후원을 해줬는데도 자길 불편해하는 조카에게 섭섭해도 다가가기 위해서였을 거라 생각하면 부끄럽고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움직임을 느낀 백작은 느린 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숲을 닮은 녹색 눈이 가늘게 뜨이며 내려다보자, 노바도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그를 올려다봤다. 조카의 눈가에 물기가 촉촉한 걸 발견한 삼촌은 살풋 웃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또 나쁜 꿈 꿨니? 왜 울고 그래, 스위티.”

 

평소라면 내 나이를 좀 생각해보고 스위티라고 부르라고 성을 냈겠지만, 오히려 언제나처럼 자신을 불러주는 모습에 안심이 된다. 노바는 흐느낌 섞인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삼촌.”

“왜.”

“돌아가시면 안 돼요.”

 

괜한 소리를 한다는 듯 후후, 느리게 웃고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대로 다시 잠들 것처럼 상냥한 손이다.

 

“징그럽게 살 텐데?”

 

노바는 무어라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대신 그를 품 안으로 더욱 꼭 끌어안고 느리게 숨을 쉬다가 한 마디를 꺼냈다.

 

“스위티는 그만둬요.”

“싫은걸.”

“칫.”

 

이 내 다시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잠꾸러기, 작게 키득대는 목소리가 귀 안을 굴렀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건지, 나름 애교라고 부비적대는 건지 노바의 고개가 잠깐 좌우로 움직였다가 다시금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의 삼촌이 부드럽게 등을 토닥이자 스르르 잠의 바다에 빠져든다.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잠들지만 또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땐 삼촌과 무엇을 할까. 수면 위로 머리를 내놓고 고민해 봤지만 다시 일어나도 삼촌이 옆에서 웃어주는 것 이상은 떠오르지 않았고, 이내 완전히 잠겼다.